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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자재 들다 무너진 허리…요추 추간판탈출증 뒤 남은 장해, 어떻게 등급이 정해지나

2026-03-29 01:22 | 입력 : 산보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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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자재 들다 무너진 허리…요추 추간판탈출증 뒤 남은 장해, 어떻게 등급이 정해지나

건설 현장과 물류 현장, 제조업 작업장에서는 반복적인 중량물 취급이 흔하다. 문제는 이러한 작업이 단순한 근육통에서 끝나지 않고, 시간이 지나 척추 자체의 구조적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산업재해 실무에서 자주 문제 되는 대표적 상병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다. 흔히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질환이다.

요추 추간판탈출증은 허리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추간판, 즉 디스크가 제자리에서 밀려나오거나 파열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을 말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허리 통증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병이 진행되면 엉덩이와 다리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나타나고, 심하면 발목이나 발가락에 힘이 빠지는 근력저하, 감각저하, 저림 증상까지 동반된다. 증상이 악화되면 오래 서 있거나 걷는 일조차 힘들어지고, 허리를 굽히거나 펴는 기본적인 동작에도 큰 제한이 생긴다. 특히 중량물을 반복적으로 들어 올리거나, 허리를 숙인 상태에서 비트는 동작이 누적되면 디스크에 지속적인 부담이 가해져 발병 또는 악화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50대 초반의 한 현장 작업자 A씨는 수년간 철제 자재와 건축 부속품을 옮기는 업무를 해왔다. 하루에도 수십 차례 허리를 굽혀 무거운 물건을 들고 이동하는 작업을 반복했고, 계단과 경사로를 오르내리는 일도 잦았다. 처음에는 허리가 뻐근한 정도였지만, 어느 날 작업 중 갑작스럽게 허리에 심한 통증이 왔고, 이후 오른쪽 다리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 검사 결과 요추 4-5번과 요추 5번-천추 1번 부위에서 추간판탈출 소견이 확인됐다. 보존적 치료를 이어갔지만 통증과 신경학적 증상이 계속돼 결국 수술을 받았다.

산재 요양을 거친 뒤에도 모든 기능이 회복된 것은 아니었다. A씨는 수술 후에도 허리를 오래 구부리기 어려웠고, 무거운 물건을 들면 통증이 다시 심해졌다. 다리 저림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감이 남았고, 장시간 서서 작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여기서 중요한 쟁점은 단순히 “디스크 수술을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치료 종료 후에도 어떤 기능장애가 얼마나 남았는지였다.

산재 장해등급은 상병명만으로 자동 결정되지 않는다. 요추 추간판탈출증이라는 진단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일정 등급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은 장해가 고정된 상태에서 척추 운동범위 제한, 신경 손상 정도, 근력저하 유무, 감각 이상, 통증의 지속성, 영상검사 및 진료기록 등을 종합해 판단하는 데 있다. 다시 말해 같은 허리디스크라도 어떤 사람은 후유장해가 거의 남지 않을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만성 통증과 운동 제한으로 장해급여 대상이 될 수 있다.

A씨 사례에서는 치료 종결 후 시행한 진료기록과 장해진단 결과, 허리 운동 제한과 지속적인 신경 증상이 확인됐다. 무거운 물건을 드는 작업은 사실상 어렵고, 반복적인 허리 굴곡 동작에도 상당한 제한이 남아 있었다. 이에 따라 장해 상태가 단순 통증 호소를 넘어 객관적 기능장애로 평가되면서 장해등급 심사 대상이 됐다. 심사 과정에서는 수술 여부 자체보다 수술 후에도 남은 기능 제한의 정도가 더 중요하게 검토됐다.

실무상 척추 질환 장해는 생각보다 까다롭게 판단된다. 재해자는 통증이 분명한데도 객관적 자료가 부족하면 기대보다 낮은 평가를 받거나 장해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MRI, 수술기록, 재활치료 경과, 신경학적 검사, 관절 및 척추 운동범위 측정 결과 등이 충실히 정리되면 남은 장해 상태를 보다 설득력 있게 입증할 수 있다. 특히 허리 질환은 “증상이 남아 있다”는 주관적 호소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노동능력에 어떤 제한이 있는지 연결해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해등급은 결국 재해자 삶의 이후를 좌우한다. 치료가 끝났다고 해서 회복이 끝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예전처럼 일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생계는 그만큼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그래서 장해등급 심사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산업재해 이후 남겨진 손실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 것인가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요추 추간판탈출증 같은 척추 상병은 외견상 드러나지 않아 가볍게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한 번 손상된 허리는 노동 현장에서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 산재 장해등급은 바로 그 ‘남은 손상’을 확인하는 절차다. 상병명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상병이 남긴 기능장애를 의료기록과 실무자료로 충분히 정리하는 것, 그것이 적정한 장해평가로 가는 첫걸음이라는 점을 이 사례는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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