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분석] “12년 철근 작업했는데”…어깨 회전근개파열 산재 왜 불승인됐나
건설현장에서 장기간 철근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어깨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지만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은 사례가 있다. 어깨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이라면 산재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심사 과정에서는 업무부담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으면 불승인 결정이 내려지기도 한다.
경기도의 한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던 A씨는 약 12년 동안 철근 설치 작업을 담당해 왔다. 철근 작업은 무거운 철근을 들어 올리거나 어깨 위로 들어 올려 배치하는 작업이 반복되는 업무다. A씨 역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철근을 운반하고 결속하는 작업에 사용했다.
어느 날 A씨는 어깨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았고 MRI 검사 결과 회전근개파열 진단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반복적인 어깨 사용이 질환의 원인이 됐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 신청을 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의 판단은 달랐다. 공단은 조사 결과 해당 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산재를 불승인했다.
공단이 제시한 불승인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퇴행성 변화 가능성이었다. MRI 검사에서 어깨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확인됐고 공단은 이를 근거로 질환이 업무로 인해 발생했다기보다 자연적인 노화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는 업무부담에 대한 객관적 자료 부족이었다. A씨는 철근 작업이 매우 힘든 업무라고 주장했지만 실제 하루 작업량이나 철근의 평균 무게, 작업 빈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
세 번째는 특정 사고나 급격한 업무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특정 시점에서 과도한 작업이 있었거나 업무량이 급격히 증가한 사실이 확인되면 산재 인정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A씨의 경우 발병 직전 업무환경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에서도 산재 인정 가능성이 충분히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먼저 업무부담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자료 확보가 중요하다. 철근 작업의 경우 취급 중량, 작업 자세, 반복 횟수 등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 작업량, 작업 시간, 철근 무게 등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업무 부담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또한 의학적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전문의 소견도 중요하다. 회전근개파열은 반복적인 어깨 사용으로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 상지 사용 작업이 질환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의료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불승인 이후에는 심사청구나 재심사청구를 통해 다시 판단을 받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업무자료와 의학적 소견을 보완하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결국 산재 인정 여부는 단순한 진단명이 아니라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