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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판례] “산재 치료 약물 부작용 사망도 업무상 재해”…대법원이 밝힌 산재 인과관계 판단 기준

2026-03-16 00:46 | 입력 : 산보배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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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판례] “산재 치료 약물 부작용 사망도 업무상 재해”…대법원이 밝힌 산재 인과관계 판단 기준

산업재해로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장기간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업무상 재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백한 증명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다시 확인한 판례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2000년 1월 28일 선고한 대법원 99두10438 판결에서 산업재해 치료 과정에서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근로자에 대해 업무상 재해 가능성을 인정하는 법리를 제시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 근로자가 겪은 산업재해에서 시작됐다. 이 근로자는 업무 수행 중 발생한 사고로 인해 정신적 후유증이 남았고 이후 의료기관에서 기질적 정신장애 진단을 받았다. 해당 질환은 산업재해로 인정됐고 근로자는 장기간 치료를 받게 됐다.

문제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했다. 근로자는 질환 치료를 위해 장기간 약물을 복용해 왔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약 7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정신과 치료 약물을 지속적으로 복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발생했다. 근로자는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검안 결과 사망 원인은 심장마비로 판단됐다.

유족들은 근로자의 사망이 산업재해 치료 과정에서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산업재해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급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원심 법원은 근로자의 사망과 약물 부작용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사망 원인이 심장마비로 진단된 만큼 약물 복용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결국 원심은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건은 대법원으로 올라갔고 판단은 달라졌다.

대법원은 먼저 산업재해 인정 기준에 대해 중요한 법리를 제시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말하는 업무상 재해의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또는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하게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법원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며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경험칙상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하다면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산업재해로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역시 업무상 재해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서 대법원은 업무상 재해로 인한 상병을 치료하기 위해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대법원은 사건 기록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해당 근로자가 복용한 약물에는 혈압 저하와 심전도 이상, 돌연사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근로자의 사망 원인이 심장마비로 진단됐는데 이러한 심장 이상은 해당 약물의 부작용과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여기에 더해 근로자가 비교적 젊은 나이인 46세가 되기 전에 사망했다는 점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고려됐다. 기록상 산업재해로 인한 질환 외에 다른 질병으로 치료받은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근로자가 장기간 복용한 약물의 부작용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았다.

결국 대법원은 사망과 약물 부작용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이를 파기했다.

이 판례는 산업재해 인정 범위를 설명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산재 실무에서는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재 신청이 불승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대법원은 인과관계를 판단할 때 반드시 의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이 판례는 산업재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2차적 문제 역시 산업재해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산업재해로 발생한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과정에서 약물 부작용이나 치료 과정의 문제로 새로운 건강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역시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산재 전문가들은 이 판례가 산재 인과관계 판단 기준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판례라고 설명한다.

산업재해 인정 여부는 단순히 직접적인 원인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상황과 경험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번 판례는 산업재해 인정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근로자 보호라는 산재보험 제도의 취지를 다시 한번 확인한 판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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