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사례] “장기간 소음에 노출됐다”…용접공 난청 산재 인정
조선소에서 장기간 근무하던 용접공의 난청이 산업재해로 인정된 사례가 나왔다. 소음성 난청은 대표적인 직업병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산재 인정 과정에서는 단순한 진단만으로는 부족하고, 장기간 소음 노출 여부와 작업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입증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 사건의 근로자인 C씨는 대형 조선소에서 약 15년 동안 용접 및 금속 절단 작업을 수행해 온 숙련공이었다. 조선소 작업 환경은 철판 절단, 용접, 연마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구조로, 작업장 내부에서는 지속적으로 강한 금속 충돌음과 기계 소음이 발생했다. 특히 용접 작업 과정에서는 고열과 함께 강한 소음이 동반됐고, 방음 조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장시간 작업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C씨 역시 이러한 환경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작업을 수행해 왔다.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대화 중 상대방의 말을 반복해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장 근로자 특성상 이를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 현상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았고, C씨 역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근무를 이어갔다.
문제는 증상이 점차 심해지면서 나타났다. C씨는 점점 전화 통화가 어려워지고, 일상적인 대화에서도 불편함을 느끼게 됐다. 결국 병원을 찾았고 정밀 청력검사를 통해 고주파 영역 청력 손실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전형적인 소음성 난청 소견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C씨는 해당 질환이 장기간 작업 환경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그러나 초기 심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소음성 난청의 경우 업무 외 생활환경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단은 개인적 요인과 업무 요인을 함께 검토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단은 작업환경과 소음 노출 수준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했다. 먼저 작업환경 측정 자료를 통해 해당 사업장의 평균 소음 수준을 확인했고, 동료 근로자 진술과 작업 공정 분석을 통해 실제 작업 중 발생하는 소음 강도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그 결과 해당 작업장은 장기간 85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금속 절단 및 용접 과정에서는 순간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소음이 발생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C씨의 근무 이력 역시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했다. 약 15년이라는 장기간 동일한 작업 환경에서 근무한 점은 단순한 일시적 노출이 아니라 누적된 소음 노출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의학적 판단에서도 이러한 점이 반영됐다. 청력검사 결과 나타난 고주파 영역 청력 손실은 소음성 난청에서 흔히 나타나는 전형적인 형태로 확인됐다. 의료진 역시 장기간 소음 노출과 질병 사이의 관련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근로복지공단은 이러한 조사 결과와 의학적 소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에 따라 C씨의 난청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됐고 산업재해로 승인됐다.
이번 사례는 소음성 난청과 같은 직업병의 산재 인정 기준을 명확히 보여준다. 단순히 난청이라는 진단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제 작업 환경과 소음 노출 정도, 근무 기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특히 장기간 동일한 작업 환경에서 근무한 경우 누적된 노출 효과가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작업환경 측정 자료뿐 아니라 실제 작업 과정에서의 소음 강도와 노출 빈도 역시 함께 고려된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재 실무에서는 소음성 난청의 경우 초기 증상이 경미해 방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누적된 손상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조기에 검사를 받고 작업 환경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판정은 산업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직업병이라 하더라도 업무 환경과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할 경우 충분히 산업재해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